영화 정보
영화 '너의 이름은'은 2016년에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등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에 참여한 제작진들의 손에서 탄생하였다. 다음은 참여한 제작진의 일부이다.
- 감독 및 각본: 신카이 마코토
- 작화 감독: 타나카 마사요시, 안도 마사시 등
- 연출: 이무라 켄지
- 제작사: 코믹스 웨이브
많은 의미를 담은 제목
이 영화는 일본어 제목을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어 제목은 '君の名は。' 이고 영어 제목은 'Your name.'이다. 일본어에서 名前(나마에)와 名(나) 모두 고유의 이름을 뜻하는데 제목에는 名(나)가 사용되었고 영화 속 인물들의 대화에서는 名前(나마에)가 사용되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제목에 名(나)를 사용한 이유가 단순히 '발음하기 더 쉬워서'라고 설명했다. 제목 끝에는 '。'가 반드시 붙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해석하기에 따라 '너의 이름은 무엇이니?' 라고 물어보는 의문사가 될 수도 있고, '나는 너의 이름을 알고 있어!' 라는 확신의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심지어는 '너의 이름을 잊었어.' 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이 제목을 자유롭게 해석하도록 한 것이다.
뒤바뀐 몸
주인공 타치바나 타키는 대도시 도쿄에 살고있는 남고생이다. 취미는 친구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고 미술과 건축에 관심이 깊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 미야미즈 미츠하는 시골 마을에 사는 여고생으로 도쿄를 동경한다. 다음 생에는 도쿄에 사는 남자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 정도이다. 두 주인공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 다만, 두 사람 모두 별이 쏟아지던 아름다운 어느 날 밤에 이 그리움이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타키와 미츠하는 자주 꿈을 꾼다. 꿈 속에서 이들은 다른 사람이 되어 살게 되는데 꿈에서 깨면 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두 사람은 이 것이 꿈이 아니라 실제로 몸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타키는 미츠하로, 미츠하는 타키로 바뀌는 것이다. 실제로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룰을 정한다. 서로의 몸이 바뀐 시간 동안 해서는 안되는 행동 등을 정하고, 몸이 바뀐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두 기록하기로 한다. 물론 이 룰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어느 날 미츠하의 친구는 미츠하의 몸에 들어간 타키를 보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그리고 "너 지금 꿈을 꾸고 있는거니?"라고 묻는다. 이 질문에 놀란 타키는 잠에서 깬다. 덕분에 타키의 몸에 들어간 미츠하가 나가기로 한 데이트를 타키 본인이 직접 하게된다. 한편,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미츠하는 감정이 복잡하다. 학교도 나가지 않고 있던 중 머리를 자르고 가을 축제에 나간 미츠하는 마을 상공에서 갈라져 땅으로 떨어지는 혜성을 목격한다. 다시 타키의 시점으로 돌아가본다. 타키는 미츠하가 자신의 몸에 있을 때 남긴 '오늘 밤 혜성이 지나간다'는 메세지를 이해할 수 없다. 궁금했던 타키는 미츠하에게 전화를 걸지만 연결되지 않는다. 그 후 두 사람의 몸은 두번 다시 바뀌지 않는다.
과거와 미래
타키는 몸이 바뀌었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미츠하를 찾아가기로 한다. 우연히 들른 라멘 집에서 미츠하가 살던 마을의 이름이 '이토모리'라는 정보를 얻게되고 마침내 이토모리 마을에 당도한다. 하지만 도착한 곳에는 마을이 없고 거대한 호수만 있을 뿐이다. 3년 전 혜성의 파편이 이토모리 마을에 떨어졌고 이로인해 마을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호수만 남은 것이었다. 혜성이 떨어진 곳은 가을 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컸으며, 충돌의 여파로 근처 호수에서 쓰나미가 발생해 마을을 덮쳤던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된 타키는 미츠하가 자신의 핸드폰에 남긴 문자와 일기를 다시 확인하려는데 글이 눈 앞에서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 후 보게된 희생자 명부에는 미츠하의 이름이 있다. 타키는 그제서야 가을 축제 이후 몸이 바뀌지 않은 이유를 깨닫는다. 미츠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간차가 있다.
타키는 미츠하의 기억들을 점점 잃어가고 심지어 미츠하의 이름까지 기억나지 않게 된다. 타키는 라멘 집 주인에게 부탁하여 미츠하의 가문이 운영하던 신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미츠하의 기억들과 연결되어 혜성이 충돌하던 당시의 상황을 알게된다. 이윽고 정신을 차렸을 때, 타키는 미츠하가 되어있다.
타키가 미츠하가 된 시점은 혜성이 떨어지는 가을 축제 당일이다. 타키는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을의 촌장인 아버지를 설득하는데 실패해 계획을 실행 할 수 없게 된다. 실망한 타키는 자신의 본래 몸이 신지에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신지로 향한다. 그리고 미츠하가 자신을 만나기 위해 3년 전 도쿄에 찾아왔던 것을 깨닫는다. 신지에 누워있던 타키의 몸에는 미츠하가 들어간다. 혜성의 파편이 마을에 떨어지는 것을 본 기억을 가진채 깨어난 미츠하는 신지 밖으로 나가 호수로 변해버린 마을을 보게된다. 그리고 자신이 3년 전 사망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3년의 시간차를 둔 채 같은 장소에서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서로를 볼 수는 없다. 이윽고 황혼의 시간이 이르고, 두 주인공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며 서로의 모습을 보게된다.
3년 전 타키를 찾아간 미츠하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두 사람에게는 3년의 시간차가 존재한다. 미츠하가 타키를 찾아갔을 때, 타키는 미츠하를 알게된 시점으로부터 3년 전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었다. 때문에 아직 미츠하를 알지 못했다. 미츠하는 도쿄의 전철 안에서 타키를 보았고 용기를 내어 이름을 불렀지만 타키는 미츠하를 알아보지 못 했다. 상심한 미츠하가 전철에서 내리려하자 뭔가를 예감한 타키가 미츠하에게 이름을 물었다. 미츠하는 타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고 자신의 머리끈을 건네주며 전철에서 내렸다. 타키는 이 머리끈을 손목에 차고 다녔는데 정작 누가 주었는지는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황혼의 시간, 신지에서 조우한 두 사람. 타키는 머리끈을 다시 미츠하에게 준다. 그리고 서로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손에 이름을 적어주기로 한다. 타키가 미츠하의 손에 무언가를 적은 후 미츠하가 타키의 손에 이름을 쓰려는 순간 황혼의 시간이 끝나버린다. 다시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고, 타키는 그대로 미츠하의 이름을 잊어버린다. 그리고 미츠하는 카을로 내려가 대피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그 와중에 손에 적혀있는 타키의 이름을 확인하려는데 손바닥에는 이름이 아닌 '좋아해'라는 말이 적혀있다.
머리는 기억하지 못해도 마음이 기억한다.
시간이 흘러 타키와 미츠하는 성인이 되었고 두 사람 모두 도쿄에서 살고있다. 몇 번인가 마주친적이 있지만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서로를 확인하지 못하고 그대로 스쳐 지나버린다. 그리고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우연히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마침내 두 사람은 서로를 확인하기 위해 움직인다.
서로 다른 시간을 살며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영화에서 종종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2000년 개봉한 영화 '시월애'도 비슷한 소재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사랑이라는 소재에 시간의 격차를 끼워 넣으면 더 애틋한 스토리가 되는 듯 하다. 만난 적은 없으나 만난 적이 있고, 서로를 모르지만 아는 두 사람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이 일으키는 기적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 '너의 이름은'이었다.